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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만에 찾은 조선시대 산과 의학서 '태산집요': 의사학 연구 박훈평씨 "16세기 추정 금속활자본…보물급"; 2016.11.07 11:56 입력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psh59@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시대 초기 산과(産科) 전문 의학 교과서인 '태산집요'(胎産集要)가 400여 년 만에 발견됐다.

의사학(醫史學) 연구자인 박훈평 화순 마루요양병원 과장은 16세기 전반에 출간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본 태산집요 한 권을 찾아냈다고 6일 밝혔다.

조선왕조실록과 경국대전에 등장하는 '태산집요'는 성종 3년(1472) 이전에 초간됐고, 이후 의과(醫科) 과목의 하나로 채택돼 의관 교재로 쓰였다. 그러나 허준이 1608년 펴낸 '언해두창집요'(諺解痘瘡集要)의 발문에는 망실(亡失)된 의서로 기록돼 있어 존재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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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 class=img-info align=center>태산집요. [박훈평 과장 제공] </DIV>
 
이번에 나온 태산집요는 107장 분량으로, 책등에 '태산집 육'(胎産集 六)이라고 필사돼 있다. 다만 책의 정보를 담은 간기(刊記)와 발문이 없어 정확한 출판 시기는 알 수 없다.

이에 대해 박 과장은 세조가 즉위한 해인 1455년에 만든 금속활자인 '을해자'로 찍었고, 활자의 마멸 사례가 보이는 점으로 미뤄 16세기 전반에 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태산집요의 발견으로 새로운 사실(史實)도 밝혀졌다. 그동안 태산집요는 19세기에 편찬된 '증정동국문헌비고'(增訂東國文獻備考)를 근거로 노중례가 쓴 '태산요록'(胎産要錄)과 동일한 책이라고 알려졌으나, 두 서적은 완전히 다른 것으로 규명됐다.

박 과장은 "일본에 있는 경국대전주해를 보면 태산집요의 저자는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유의(儒醫)인 임원준"이라며 "그는 태산집요 외에도 창진집(瘡疹集)과 의방유취(醫方類聚) 간행에 관여했다"고 말했다.

또 새롭게 발견된 태산집요는 편제와 전체적인 내용이 동양 최대의 의학사전인 의방유취 권228∼229의 '산난(産難)'과 매우 흡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과장은 "의방유취는 전체가 266권 264책인 거질이고 많이 찍지 않아서 아무나 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의방유취에서 산과와 관련된 내용만 빼서 교재용으로 새롭게 편집한 책이 태산집요로 짐작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방유취 2책이 태산집요 1책 반과 분량이 비슷하고, 의방유취의 산과 부분이 18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태산집요는 11책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조선시대 분과 의학서 중에 가장 방대한 규모"라고 덧붙였다.

그는 "금속활자본이고 의방유취를 활용했다는 점을 보면 태산집요는 중앙정부 주도로 제작한 것이 확실하다"며 "조선 전기에 산과 의학을 매우 중시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태산집요 같은 조선 전기 금속활자본 의학서는 워낙 적게 만들어진 데다 전란을 겪으면서 대부분 소실돼 매우 희귀한 편이다.

이에 대해 박 과장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금속활자본 의서인 의방유취 권201, 언해태산집요 등이 보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태산집요도 보물급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국대전이 규정한 의과 과목 중 조선인이 쓴 의학서는 태산집요, 구급방, 창진집뿐이다"며 "그중 구급방은 목판본만 전하고 창진집은 금속활자본이 중국에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태산집요 금속활자본의 발견은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과장은 태산집요에 관한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 '새로 발견된 조선 전기 의학서 태산집요 연구'를 한국학중앙연구원 학술지 '장서각' 36집을 통해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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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 class=img-info align=center>태산집요. [박훈평 과장 제공]</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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