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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특수’ 장담, 할랄단지는 분위기 봐서?: 농식품부, “익산 할랄단지 백지화 오보…그러나 아니라곤 못해” 갈팡질팡 해명; 2016.01.27 10:35 입력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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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id=font_imgdown_31025 class=view_r_caption>▲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단지 내에 추진됐던 할랄식품 전용 단지 추진이 백지화됐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농식품부는 오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단지조성 계획이 애초에 없었기 때문에 백지화가 아닌 것은 아니라는 애매한 입장이다. 다만 여건이 조성되면 할랄단지를 추진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TD></TR></TBODY></TABLE>
작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순방을 마친 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전북 익산의 할랄식품 전용단지 조성을 백지화하기로 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소관부처인 농림축산식부 관계자는 할랄단지 백지화는 잘못된 보도라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백지화가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애매한 해명은 오히려 논란을 더 부추기고 있다.

24일 경향신문은 “전라북도와 익산시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에 별도의 할랄식품 구역을 지정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정리했으며, 농식품부가 할랄식품 전용단지를 조성해 수출전진기지로 삼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은 겉으로는 입주의향 업체들이 적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농식품부는 국내 할랄식품 수출 및 관심기업 108개를 대상으로 할랄단지 입주 의향을 조사했지만, 단 3개 업체만 입주의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문은 또 “정부의 추진의지가 꺾인 것은 할랄단지 지정이 졸속으로 추진된 데다 기독교계와 시민단체의 극심한 저항에 직면한 것이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전했다.

그동안 한국교회연합 등 기독교계 연합기관을 비롯해 한국교회 여러 교단들은 무분별한 할랄단지 조성에 반대 입장을 꾸준히 제기해왔으며, 전라북도와 익산시 등 지역에서도 조성 중이던 국가식품클러스터에 갑자기 할랄단지 사업계획이 끼어들면서 적지 않은 반발이 일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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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id=font_imgdown_31024 class=view_r_caption>▲ 이태원의 한 상점 유리에 할랄 마크가 새겨져 있다.</TD></TR></TBODY></TABLE>
백지화 관련 보도에 농식품부는 25일 곧바로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6월 할랄식품 수출 대책 추진과제 일환으로 ‘국가식품클러스터 내 별도 구획화’ 여부를 검토하게 됐고, 그동안 사례조사, 간담회 등을 통해 면밀히 조사했기 때문에 졸속 추진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아직은 입주 수요가 미미해 현 상황에서 국가식품클러스터 안에 별도의 할랄식품 구역을 지정할 필요성은 적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별도의 할랄식품 구역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일정 수준 공감대 형성 이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도 같이 밝혔다.

지난 19일 농식품부 관계자가 한교연을 내방해서도 같은 태도였다. 이 관계자는 “식품클러스터 내에 할랄단지 조성은 현재 입주 희망업체가 없어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할랄식품 수출이 확대되고 투자가 활성화되면 할랄식품 단지 조성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희망업체가 없다면 취소하는 게 맞지 않냐는 지적에는 "나서서 취소한다고 하기는 뭐하지만 신중하게 재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할랄단지 조성되더라도 정부가 주는 혜택은 없으며, 무슬림을 의무적으로 채용하는 조건도 삭제했으므로, 무슬림이 대거 들어오는 일도 없을 것”이라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원래부터 할랄단지 조성 계획이 없다던 입장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면서 다른 면에서는 애매하기 짝이없는 설명이다. 언제든 할랄단지 조성은 재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는 커 보인다.

또 농식품부가 할랄 도축장 건립계획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우려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할랄단지 조성은 계획이 없는 상태이지만 도축장 건립을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익산 식품클러스터 단지 내에는 단순시설로 분류되는 ‘할랄 도축장’을 원칙적으로 건립하기는 어렵다. 도축장 건립을 원하는 지역이나 기업의 공모를 받고 이를 심사해 선정할 계획이다. 할랄단지 조성에 대한 입장도 정리하지 못한 농식품부가 도축장만은 고수하는 것은 매우 어색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겠다고 장밋빛 청사진을 내걸었던 정부가, 지금에 와서는 할랄단지 조성에 대한 기본 입장도 정리하지 못한 채 할랄 도축장만을 고수하는 것은 이상하다.

한교연 김춘규 사무총장은 “희망업체가 없다면 정부가 계획을 취소하는 게 맞다. 코트라에서도 경제성이 떨어지므로 익산이 아니라 중동 두바이나 인도네시아 등에 공장을 세워야 한다고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한교연 이슬람대책위원회는 “현실적인 경제적 이익은 미미하고 오히려 테러집단의 침투, 이슬람 상권에 의한 경제 및 문화 잠식 등 폐혜가 더 우려된다”면서 강행할 경우 전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책위는 할랄단지 조성이 돼서는 안 되는 이유를 분석한 종합적인 연구자료를 주무관청에 보내는 한편, 4.13 총선에 나서는 정당 및 국회의원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무슬림 국내 유입과 관련한 정책 질의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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